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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정직한 후보 1-정직한 리뷰-라미란 김무열

 이 영화는 정치 풍자 블랙코미디 영화입니다.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내용이 어찌 보면 뻔하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피식피식 터집니다. 오히려 뻔할 거야 하는 생각으로 보면 더 재밌습니다. 아는 맛이 더 맛있는 것도 있지만, 그 맛으로 가기 위해 뿌려놓은 소스들이 재밌었어요. 라미란 배우님의 뻔뻔한 정치인 연기도 팡팡 터지지만, 더 뻔뻔한 생활 연기도 펑펑 터지네요. 모든 배우님들 연기 재밌게 봤습니다.

 아래의 영화 줄거리 소개 및 리뷰에는 결말이 포함되었습니다.

1. 거짓말 9단의 정치인

  이 영화의 주인공 주상숙(라미란)은 중년의 여성 정치인입니다. 주상숙(라미란)은 과거에 보험회사의 꼼수 약관에 맞서 싸우는 시민운동가로 정치에 입문하게 되어, 벌써 3선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다음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처음 정치에 입문하였을 때의 결심, 서민의 일꾼이 되겠다는 마음과는 달리, 이제는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목표로 하는 정치꾼이 된 주상숙(라미란). 그녀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접대성 멘트와 각종 거짓말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곁에는, 백수 남편 봉만식(윤경호)과 그녀의 정치 입문 시절부터 함께한 보좌관 박희철(김무열)이 있습니다. 이들은 그녀가 거짓말을 돕는 완벽한 외조와 보좌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에게는 할머니 옥희(나문희)가 있는데, 주상숙(라미란)은 자신의 정치적인 성공을 위해 옥희(나문희)의 존재를 숨기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손녀 주상숙(라미란)을 나무라지만, 한편으로는 진심으로 걱정하는 옥희(나문희)는 어느 날 소원을 빌게 됩니다. 소원의 내용은 주상숙(라미란)이 더 이상 거짓말하지 말고, 착하게 살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거짓말같이 그다음 날부터 주상숙(라미란)은 거짓말을 못 하게 됩니다. 할머니 옥희(나문희)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2. 진실의 주둥이를 갖다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된 주상숙(라미란)은 혼란에 빠집니다. 시도 때도 없이 그녀의 속마음이 뇌를 거치지 않고 튀어나오기 때문입니다. 먼저, 가족들에게는 평소 마음속에 품고 있었지만,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속마음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시어머니를 도망가게 하고, 남편에게 울상 짓게 만듭니다. 그리고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사회자의 진지한 질문에도, 역시 뇌를 거치지 않는 화법으로 솔직한 대답으로 주변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보좌관 박희철(김무열)은 그녀의 진실의 주둥이를 막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진심만을 말하는 주상숙(라미란) 때문에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 저주를 풀기 위해 옥희(나문희)는 주상숙(라미란)이 거짓말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다시 소원을 빌지만, 그 소원은 물러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숨겨야 하는 속마음이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그녀의 입 때문에 선거운동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선거 캠프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략을 짜게 됩니다. 이러한 필터 없는 솔직함의 그녀에게, 유권자들을 위한 사이다 발언을 하는 '정직한 후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선거운동을 계속 이어가고, 다시 주상숙(라미란)을 유력한 당선 후보로 만들어 놓습니다.

3. 결말은 초심으로

 그동안 했던 거짓말들 때문에 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할머니의 존재와 옥희 재단의 비리 등이 터지면서 소속 정당으로부터 후보 사퇴 압박을 받습니다. 그녀의 선거 캠프의 핵심 인물이 빠져나가고, 소속당 대표와의 갈등과 협박으로 궁지에 몰린 주상숙(라미란)은 국회의원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거짓말과 행동들을 반성하면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치부가 담긴 동영상을 기자에게 건넵니다. 그러나 그 동영상에는 주상숙(라미란)의 것이 아닌, 다른 정치인들의 온갖 추태들을 모아놓은 것이었습니다. 동영상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주상숙(라미란)은 마지막까지 시원한 사이다 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죗값을 치른 주상숙(라미란)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영화는 원작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브라질에서 2014년 같은 이름의 영화로 제작, 개봉했으며, 그 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어느 나라든 정치인들의 거짓말은 세계공통인가 봅니다. 그래서 슬프게도 리뷰를 쓰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현실세계의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계속할 수 있으니 짜증 나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너무 속상하다는 마음뿐이네요. 현실은, 웃고 넘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니까요. 영화볼 때는 하하 호호 재밌게 봤는데, 영화가 끝나고 현실이 참 씁쓸하네요. 모든 배우분들이 역할에 찰떡같이 연기를 잘하셔서 잠시 현실을 잊었나 봅니다. 원작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잘 풀어주신 감독님은 뮤지컬연출가 겸 영화감독인 장유정 감독입니다.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유명 뮤지컬이자 영화인 '김종욱 찾기'라는 작품을 하셨네요. 브라질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남성 정치인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성 정치인으로 바뀌었는데. 처음부터 라미란 배우님을 생각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영화는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재밌었습니다. 솔직히 세 번까지 보면 모르겠지만, 다음 명절에 해주면 또 보고 싶네요. 속편 정직한 후보 2가 나왔다고 하는데, 1편만큼 재밌을지 궁금하네요. 아직 못 봤습니다만, 기대됩니다.

 

*배우 라미란의 다른 작품:영화 걸캅스-올케와 시누이 공조-라미란 이성경

*감독 장유정의 다른 작품:영화 김종욱 찾기-인도여행에서 만난 첫사랑-공유 임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