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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엽기적인 그녀-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전설이 되다

 이 영화는 1999년 PC통신 나우누리에서 인기를 끌었던 '견우74'라는 네티즌이 연재하던 글이 영화로 제작된 것입니다. 현재로 말하면 웹소설이 원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01년에 개봉하여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입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줄거리 및 결말을 소개합니다.

1. 견우와 그녀의 엽기적인 만남

 평범한 대학생 견우(차태현)는 어느 늦은 밤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한 여자(전지현)를 보게 됩니다. 노약자석 옆에 서있던 그녀는 불안해 보이고, 그만 앞에 있는 할아버지 머리에 토를 하고 맙니다. 그리고 갑자기 견우를 향해 자기야라는 말을 하고 그 자리에 쓰러집니다. 할아버지는 견우에게 여자친구를 챙기지 않는다며 혼을 내고, 견우는 상의를 벗어 할아버지의 머리를 닦아서 상황을 수습하려 합니다. 지하철에서 내려도 그녀는 깨어나지 않고, 밤은 늦었고, 술에 취한 그녀를 버리고 갈 수 없었던 견우는 그녀를 업고 모텔로 갑니다. 그녀의 가방에서 핸드폰이 울려 전화를 받아 모텔 위치를 알려줍니다. 그녀의 오물을 뒤집어쓴 견우는 샤워를 하는 중에 경찰이 들이닥치고 가스총을 맞고 경찰서에 잡혀갑니다. 유치장에 잡혀 있던 견우는 다행히 풀려나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갑니다. 며칠 뒤 견우는 그녀에게 불려 나오고, 자신을 왜 모텔로 데려갔는지 따집니다. 견우는 그녀가 꽃뱀이 아닐까 의심하지만 자초지종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둘은 왜인지 술집을 가게 되고, 그녀는 술을 석 잔 마시고는 울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고 말하고는 테이블에 쓰러집니다. 견우는 첫 만남처럼 술에 취한 그녀를 업고 모텔로 갑니다. 견우는 술 깨는 약을 사와 그녀를 챙겨주며, 그녀의 아픔을 치유해 주겠다고 결심합니다.

2. 엽기적인 그녀와의 데이트

 견우(차태현)와 그녀(전지현)는 이렇게 인연이 시작되어 만남을 이어가고, 첫 만남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데이트를 하게 됩니다. 견우는 수업 중에 막무가내로 찾아온 그녀에게 끌려나가거나, 지하철에서 게임을 하다가 실컷 맞기도 하지만, 견우는 그런 그녀가 싫지 않고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그녀는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탈영병에 잡혀 죽을 뻔한 견우를 구해주기도 합니다. 어느덧 둘의 만난 지 100일이 지나고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견우에게 그녀를 만나지 말라고 합니다. 그날 이후 연락이 없던 그녀는 어느 날 만나는 남자가 있다며, 견우에게 봐달라고 합니다. 그 남자는 그녀와 친구 사이인 견우가 부럽다고 하고, 견우는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그녀의 모습들을 나열하며, 그녀를 부탁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견우를 쫓아가, 지하철역에서 견우를 붙잡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그녀는 확신이 없는지 부모의 반대 때문인지 견우와 헤어지는 것으로 마음을 정한 듯합니다. 그녀는 견우에게 편지를 써오라고 하고, 산에 올라가 견우의 편지와 자신이 써온 편지를 타임캡슐에 넣고 나무아래 묻고는, 2년 후에 다시 만나서 열어보자고 합니다.

3. 결말

 견우(차태현)는 2년 후에 만날 그녀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기 계발에 매진하며 바쁘게 지냅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리며 인기를 끌고, 영화제작 제의도 받습니다. 드디어 2년 후 견우는 타입캡슐이 있는 산으로 올라가 그녀를 기다리지만, 그녀는 오지 않고 견우는 혼자 타임캡슐을 열어 그녀의 편지를 읽습니다. 그녀의 편지에는 세상을 떠난 전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와 견우를 만나면서 죄책감을 느꼈으며, 그런 마음을 정리한 후에 견우를 만나러 오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후 1년 뒤, 그녀(전지현)는 산에 오지만 견우를 만나지 못하고, 대신 어떤 할아버지를 만나는데, 이곳에 있던 나무 작년에 죽었는데, 어떤 젊은이가 다른 나무를 옮겨 심었다고 말해줍니다. 그녀는 견우의 편지를 꺼내보고는 전 남자친구의 목걸이를 강물에 던지며 마음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견우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시간이 흘러 그녀는 전 남자친구의 어머니를 만나서, 전 남자친구를 잊겠다고 말하는데, 잠시 뒤에 그 남자친구의 어머니를 고모라 부르는 견우가 그 자리에 나타납니다. 고모는 그 둘을 소개해 주고 싶었다고 말하고, 견우와 그녀는 손을 잡고 서로 마주 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 원작자는 이 이야기가 처음엔 실화라고 했었지만, 극 중 여주인공의 실제 모델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나중에는 실화가 아니라고 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매우 제멋대로이고 폭력적이기 때문에,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면 부정적인 관심이 부담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이 영화가 요즘에 개봉했다면 많은 논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시대를 잘 만났는지 2001년 개봉 당시 매우 인기가 많았는데, 그 이후로도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리메이크되었습니다.

 또한 영화의 결말에 환타지적인 내용이 있어서 다소 황당하기도 합니다. 영화 후반부에 그녀가 견우의 미래인을 만난 것 같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녀가 산에 올라갔을 때 타임머신인 것 같은 물체가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영화의 제목에 엽기라는 단어가 들어가서인지 모든 것 같습니다. 참고로 개봉 당시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이 타임머신을 보았다, 못 보았다로 의견이 분분했다고 합니다.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역사를 열게 된 감독 곽재용 연출, 배우 차태현과 전지현의 출연작 엽기적인 그녀였습니다.

 

*감독 곽재용의 다른 작품:영화 클래식-손수건을 준비하세요-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배우 차태현의 다른 작품:영화 신과 함께 1편-죄와 벌